PM, Project Manager,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사람이라는, 굉장히 쉽게 이해되는 말이고 당연한 직무 같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도대체 저런 일을 하는 사람이 왜 필요한지? PM 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따로 PM 이란 일을 배우는 건가? 하는 여러가지 의문이 생긴다.
나도 개발 PM 이라고 하면 단지 프로젝트의 일정을 관리해주고, 사람들을 쪼아서 일을 하게 하고, 더 상급자에게 현황보고를 하는 정도로 이해하고 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진정한 개발 PM 을 보게 되었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우리회사는 개발팀의 규모가 작아서 따로 별도의 PM 의 역할을 하는 사람은 없고 한 프로젝트에 개발자가 2, 3명이 있으면 그중 한명이 실무도 같이 하면서 진행현황이나 주간보고 같은 약간의 잡일(?)을 추가로 하는 , PM 으로 존재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한 대규모 플랫폼에 빌붙어(?) 개발을 해야 하는 프로젝트가 생겼고, 우리 제품을 그 플랫폼에 추가 시키는 일을 하게 되었다.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그 플랫폼의 PM 을 수시로 만나면서 많이 배웠다.
플랫폼의 기능 프로세스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간단하게 예시를 들어보면
1 .유저의 셋업 요청 > 2. 클라우드에 정보 저장 > 3. 장치 셋업 완료 > 4. 사용가능
이렇게 보자, 여기서 내가 만든 장치가 저 앱(플랫폼) 에서 사용이 가능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충분하고 완벽한 가이드가 있으면 좋겠지만, 사회로 나오면 그런 친절한 가이드는 이제 없다. -_- 만약 이 플랫폼의 PM 이 없는 상황이라면 (PM 이 없을 때도 일해봤는데, 지옥을 본다.-_-) 1번 을 구현하기 위한 가이드를 줄 수 있는 담당자 찾기 > 가이드요청 > 구현 > 버그 발견 > 도움 요청 > 수정 > 구현 완료, 2번을 구현하기 위한 담당자 찾기... >> ,,, 4번을 위한 담당자 찾기, 이런식으로 일을 해야 한다.
말이 "담당자 찾기" 지, 일개 디바이스 만드는 사람이 큰 회사에 가서 막무가내로 "4번 담당자는 누구입니까?" 물어보기도 여간 불편한게 아니고, 그렇다고 남의 회사를 돌아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다. 메일로 담당자가 누구인지 물어보고 기다리고 다시 물어보고를 반복해야 하는데, 여간 시간낭비가 아닐 수 없다.
이때 1번 ~ 4번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PM 이 있으면 굉장히 편해진다. 일단 PM 은 각 프로세스별 담당자가 누구인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알고 있으며, 혹시 2.5 단계를 추가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PM 이 2번, 3번 담당자를 동시에 불러서 새로운 2.5번 프로세스의 일을 나누어 주기에도 용이하다. 즉 PM 이란 존재가 기존에 정리되어 있는 프로세스를 활용하고 새로운 프로세스의 추가, 수정, 삭제를 하면서 일을 나누어 주고, 일정을 예상할 수 있는 사람인 것이다.
예시에서는 4개의 프로세스를 예로 들었지만, 실제 프로세스는 매우 지독하다. 플랫폼사의 인사이동으로 PM 이 잠시 공석인 시기가 있었는데, 어떤 프로세스에서 버그가 나서 보고했더니 담당자가 자기 담당이 아니라면서 무려 10번 이상 메일을 토스하는 것을 본적이 있다. 플랫폼에 도움을 요청하고 사용하는 입장으로서 너무 답답하고 화가 났던 경험이었다.
이 회사에서는 개발 PM 을 TPM (아마 total project manager 가 아니었을까?) 이라고 불렀는데, 한 담당자와 이슈를 확인하다가 한두명의 개입으로는 풀 수 없는 느낌이 나면 바로 TPM 에게 이슈를 알리고, TPM 은 적절한 담당자(들) 을 회의로 불러서 일을 후다닥 배분 하는 것을 보면 가슴이 뻥 뚫린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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