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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관리 이야기

회사에서 목숨걸고 일하기, 이근 대위, 사스, 샘물교회 그리고 코로나

김직장인 2022.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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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시끄러운 상황에 또다른 이슈를 만들고 있는 한국인이 있다. 바로 가짜사나이로 유명해진 이근 대위 말이다. 지난 2022년 3월 6일 SNS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의용군으로 참전하기 위해 출국했다고 알리면서 이슈가 되고 있다. 이런 행동은 우리나라의 법을 제외하고 생각한다면 과연 옳은 일일까?

사스(SARS)

2002년 중국등지에서 생명에 치명적이었던 사스(SARS) 가 퍼진 적이 있었다. 나는 이때 대학생이어서 크게 피부로 다가 오지 않았던 시기였다. (뉴스로만 보면서 그냥 무서운 병이 있구나 생각했다.) 그로부터 10년 뒤, 2012년 회사에서 일할떄, 어떤 부사장이 사장으로 파격 승진하면서 우리 회사로 온 사람이 있었는데, 이 분의 이력이 굉장히 특이한 것으로 유명했다. 

구매를 담당하다가 부사장, 사장이 된 케이스 였는데, 우리회사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커리어패스였다. 이 사람이 2002년 부장일때, 구매 담당이었는데, 중국에서 구매를 해오는 자재가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사스가 중국에 크게 퍼지면서 자재를 담당하던 회사의 물류와 자재수급이 원활하지 않게 되자, 회사의 매출에 큰 문제가 생겼다. 하지만 회사입장에서 전염병이 퍼진 나라에 직원을 출장을 보내서 일을 해결할 수도 없었고, 지금처럼 화상회의나, 인터넷도 잘 되지 않던 시기라서 이도저도 못했다. (스마트폰도 없었다. 2002년 이면 DAUM 이메일이 막 유행하던때) 

회사는 매출을 포기할수 없었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었는데, 바로 이 사람이 서류가방을 들고 중국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사스에 걸리던 말던 온갓 중국을 헤집고 다녔고, 매출 차질을 크게 막았다. 이 사건으로 회사생활이 완전히 폈으며, 구매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사장까지 올라간 사람이었다. 

약간 충격이었다. 저렇게까지 목숨걸고 일을 해야 하는건가? 목숨 걸고 일하면 나도 사장을 달 수 있는 건가?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 시기다. 그 사람은 사스에 걸려서 죽을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는 상황에 불구덩이에 뛰어든 것이 아닌가? 그리고 결국에 사장까지 되었으니, 회사원으로서는 인생의 큰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돈이던 명예던. 

샘물교회

내전중인 국가에 전도를 하겠다고 외교부에서 가지말라는 곳에 굳이 가서 전도를 하다가 포로가 된 사람들도 있었다. 그 당시에 외교부에서 이 사람들을 구할려고 자원을 엄청 투자했고,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돈도 어느정도 보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게 우리의 세금으로 이루어진 것이 뻔하기 때문에 국민들이 분노했고, 그냥 죽게 놔두라는 무서운 이야기도 많이 들렸다. 정부로서도 외국에서 잡힌 국민을 그냥 놔둘수 없었기에 여러가지 노력을 통해서 구해왔지만, 여론은 좋지 않았다. 

자, 전도하러 간 사람들의 입장을 다시한번 보자, 그들은 (아마도) 전도하는 것이 주업이었을 것이고, 내전으로 상처입은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해, 그리고 그런 위험한 곳을 가서 일을 했다는 자신의 자존감과 명예를 위해 (아니라고 하겠지만) 목숨을 걸고 갔을 것이다. 위험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무언가 자기자신의 이익을 한계까지 얻어내기 위해 간것이다. 그 결과는 매우 좋지 않았지만, 그런 이유로 위험을 감수하고 감행했을 것이다. 

이 사건은 매우 큰 지탄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나쁘게 끝났으니, 비판을 받은건가? 잡히기 않고 무사히 자신들의 힘으로 잘 돌아왔으면 매우 큰 성공을 한것이 아니겠는가? 

이것은 위의 이근대위의 이야기나, 사스시기에 중국에 간 부장님 이야기와 다른 점이 있는 걸까?

코로나

코로나가 한창 위험하다고 말하던 시기 (아마도 치명률이 높았던 델타 시기였을 것이다.) 회사에서는 미국 전시회에 일정 사람을 출장 보내기로 했다. 이 또한 내가 생각하는 목숨걸고 일하는 케이스라고 본다. 그때는 지금의 오미크론 처럼 치명률이 낮거나 사람들이 코로나를 얕잡아 보던 때가 아니었다. 걸리면 죽는다는 무서움이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으로 간것이다. 

미국 전시회를 자원해서 가고, 코로나에 걸리고, (실제로 걸렸다.) 돌아온 사람들은 회사에서 영웅으로 대접한다. 아마도 그사람들의 애사심을 매우 높다고 평가가 될 것이고, 위에서 말한 케이스 처럼 승진에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하다. 이 사람들은 과연 잘한 것인가? 회사의 이익을 위해서 코로나가 퍼지고 있는 나라에 다녀와서 우리나라에 크게 전염을 시켰다고 해도 잘한것인가? 우리나라에 전염이 퍼지지 않도록 격리를 했고, 해를 끼쳤다는 증거가 없으니, 그냥 영웅으로 만들면 되는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것이 맞는건가?

무엇이 정답인가?

나도 먹여살려야할 가족이 없고, 철이 아직 덜 든 상태였다면 어느정도 저런 목숨을 건 도전을 해볼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실전은 크게 다르겠지만,) 그런데 지금의 나로서는 나의 명예를 올리자고, 내 인생의 목적을 달성하자고 저렇게 목숨걸고 일하기에는 너무나 지켜야할 사람이 많다. 내 건강을, 내 인생을 걸면서 일을 해야, 그 중에 몇명이 한계까지 다다를 수가 있다는 이야기다. (무슨 만화 같네), 

지금 이근대위의 행동에 옳은건지 그른건지 잘 모르겠다. 

나중에 이근대위에게 문제가 생겨서 러시아 포로가 되고, 정부에서 자원을 투입해서 구해오게 된다면, (세금낭비했다는) 비판을 받을 것이고, 우크라이나 전투를 잘 도와서 우크라이나가 살아남는다면 우크라이나의 영웅, 그리고 한국의 영웅 (불법이겠지만, 그래도 목숨걸고 약자를 위해 싸운) 이 될것이다. 그리고 러시아가 이겨도 살아만 돌아오면 유튜버로서, 군사 컨설턴트로서 굉장한 이력을 가지게 된 것이니, 이쪽도 대성공이다. 

결과만 잘 나오면 뭘해도 상관 없는 것일까?

나중에 누가 피해를 입더라도 내 이득을 위해 물불 안가리고 돌진하는 것이 결국 맞는 것일까?

나는 저런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 수 있을까?

나도 성공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다 걸고 주변 신경 안쓰고 돌진해야 하는 것인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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