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IT 회사가 잘나가고 좋다고 한들, 아직까지는 제조업 회사가 많이 있고, 실제 눈에 보이는 제품을 생산해 내는 것으로 기업이나 국가의 기반을 다진다. 나는 산업공학이나 생산관리의 이야기를 많이 다루지만, 품질부서, 품질직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파타고니아는 품질을 우선으로 한다. 여기 타협은 없다.
매출지향적인 기업은 품질을 어느정도 희생하고 정시에 배송을 하려 할 것이고
대량 판매를 하는 사람이라면 품질과 정시배송을 희생하고 저렴한 비용을 고수할 것이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좋은 제품을 만드는데 헌신하기로 했다면
선반에서 색이 바랜 옷감이나 쉽게 고장 나는 지퍼, 떨어지는 단추를 용납해서는 안된다.
제조업에서 일한다면 반드시 만나게 되는 부서중에 하나가 바로 품질이다. 품질담당자... 듣기만 해도 치가 떨리고 일을 방해 하는 사람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는 것은 없으면서 일을 지연시키고, 방해하고, 귀찮은 작업을 추가하려고 한다.
파타고니아라는 회사는 의류를 만드는 글로벌 기업이다. 나는 옷에 대해 잘 모른다. 하지만 파타고니아 라는 글자가 써진 옷은 자주 봤고, 그게 지역이름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고 기업이름이었네. -_- 품질에 타협이 없다고는 하지만, 진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내 기준으로 품질에 타협이 없는 회사는 두가지로 나누어진다. 하나, 품질이 졸라 좋아서 그리고 그걸 고객이 알아서 장사가 잘 된다. 둘, 품질이 졸라 좋은데 고객이 그걸 잘 모르고 비싸다고 불평하다가 망한다.
품질보증은 어느정도로 지켜야 하는가? 불량품이 고객에게 배송되는 일은 어느정도 타협이 가능한가? 현업이 아니거나 아직 일을 하지 않는 사람 또는 학생이라면 품질보증은 100% 확실해야 하고, 불량품은 절대 고객에게 가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면접에서 나온 질문이라면 당연히 이렇게 대답해야 맞겠지 (혹시 품질에 대해서 다른 신념이 있다고 하면, 공격을 많이 당할것이다. 공격을 이겨낸다고 한들 좋은 결과를 보장할 수 없다.) 하지만 실제는 어떻게 흘러갈까?
품질을 최우선으로, 고객에게 가는 불량률 0% 확률을 위해서는 돈과 시간, 자원이 들어간다. 그리고 이 투입된 경영자원들은 바로 비용으로 추가되고, 원가 상승, 상품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생산관리로 일하면서 품질에 타협했던 (내가 선택하지는 않았다. ㅋㅋ) 사례중에 하나이다. 판매된 A제품 1000개를 고객이 공장에서 100개쯤 뜯어보니 30개 정도의 불량이 발견되었다. 당연히 고객사는 화가 났고, 우리회사도 난리가 났다.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100개 중 30개의 불량이 발생했고, 나머지 900개는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다. (불량율 30% 라고 예상함이 적절하겠지...) 이 상황에서 품질을 가장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면 어떻게 수습해야 할까? (한번 생각해보자) 1000개 모두 반품하고, 다시 1000개를 생산해서 보내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컸다. 이미 고객사 공장은 우리자재 불량으로 인해 라인스탑 상태 였고, 1000개를 다시 생산해서 보내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결과적으로는 고객사의 공장 (베트남에 있었다.) 에 5명 정도의 인원을 즉시 파견하여 나머지 900개의 상자를 직접 뜯고, 눈으로 확인, 육안검사를 통해 양품인지 확인 한후 고객사에 건내주고, 그걸 바로 공정에 투입하는 솔루션을 사용했다. 이건 품질을 도대체 얼마나 많이 타협한 솔루션 인가?
30% 의 불량율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900개를 다시 확인하는 상황인데, 품질 검사에 쓰이는 장비를 사용한 것도 아니고 품질팀 직원 5명이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어른신들... ㅠㅠ) 5명의 시력은 정상인가? (ㅠㅠ) 그리고 아무리 꼼꼼하게 본들 사람 눈으로 얼마나 잘 확인할 수 있겠는가? 육안 검사는 최후의, 최후의 방법이었다.
그리고 그때 그 고객사, 이러한 방법으로 백업하면 어떻겠냐고 물어보니 오케이를 때렸다. (???) 그 공장도 우리 자재때문에 멈춰서면 손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고, 그렇다고 손해비용에 대한 클레임을 거는 것도 부담이 되었던 모양이다. 따라서 우리 직원이 직접 가서 (직접 갑니다. 이렇게 우리가 잘 대응합니다!) 하나하나 뜯어서 양품만 골라준다고 하니 알겠다고 했다. -_- 아니 뭘 믿고...
결과적으로는 우리 제품은 불량율 30% 로 약 700개를 골라냈고, 그 자재를 쓴 고객사도 일부 불량이 발생했다. (눈으로 확인하지 못한 불량품이 그대로 투입) 그리고 자세히는 모르지만, 불량이 난 30% 의 자재 가격은 리턴했다. 최종 완성품은 수량은 다소 부족했지만 백업 계획을 세워 다시 납품 했고 문제 없이(?) 잘 해결되었다.
만약 품질에 대해 절대 타협이 없다! 라고 했다면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고객사 라인 스탑으로 손해가 발생, 우리는 클레인을 먹고 손해 배상을 하고 최종 소비자는 지연된 계획으로 상품을 받았을 것이다. 사실 나도 뭐가 맞는지는 잘 모른다. 우리 방법대로 해서 고객이 양품을 받았기에 망정이지, 결과적으로 고객이 불량을 받는 일은 확률을 계산했을때 분명히 존재 했기에 리스크가 있는 일이었다. (다들 기도 한듯)
더 큰 비용을 투자해서 고객이 불량을 받는 확률은 0~1%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조금 비용을 아껴서 (아니 많이 아껴서) 고객이 불량을 받는 확률을 5~10%로 만들것인가?
음... 높은 사람들의 의견에 따르도록 하자. 내가 정하면 골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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