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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관리 이야기

생산관리 이야기 - 갑자기 수요가 늘어날때의 상황

김직장인 2021.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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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관리 업무를 하다보면 자주 느끼는 슬픈예감이 있습니다. 생산관리를 다 계산하고 확정해서 시스템에 업로드를 해 놓고 즐거운 마음으로 커피 한잔 마시고 있는데, 띠링~ 하면서 오는 메일한통.

"제목 : A제품 추가 생산 요청건"

음...? A제품이라면 지금 풀 capa 로 돌리고 있는 설비를 사용하는...? 아니아니 그것보다, 왜 이번주 생산계획을 다 완료 해서 업데이트 까지 다 했는데 이런 메일을 보내는거야? 생각이 있는건가? A제품의 DM와 생산계획, RTF 는 원래 아래와 같았습니다. 

    W30 W31 W32 W33 W34
A제품 DM 100 100 200 200 200
생산계획 100 200 200 200 200
rtf 100 100 200 200 200
short 0 0 0 0 0

이번주(W30) 와 다음주(W31) 까지의 DM 는 100 이고 32주차 부터 200으로 늘어나서 그게 대한 대응까지 협의 완료...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 A제품의 DM 는 아래와 같이 바뀔것 같다고 메일을 보낸 것입니다. 

    W30 W31 W32 W33 W34
A제품 DM 100 100 200 200 200
변경된 DM 100 500 500 500 500
차이 0 400 300 300 300

응?... 아니 이제 지금 뭐하시는...? 당장 다음주(W31) 의 DM 를 100 에서 500 으로 올리겠다고? 늘러난 물량을 대응 할려면 "지금" 부터 생산을 늘려야 하는데? 이게 무슨...? 당장 핸드폰을 들어 영업에 전화를 해봅니다. 

생산관리 : 방금 메일 받았습니다. 갑자기 이게 뭐예요? 
영업: 다 우리회사 매출을 위해서 입니다. 저도 힘들게 받아온 물량이예요. 
생산관리 : 당장 지금부터 생산을 늘려야 달성 가능한 DM 이예요, 어떻게 합니까?
영업 : 최대한 가능한 계획으로 증량 부탁드립니다.

뭐 이런 의미와 영양가가 없는 대화가 몇번 왔다갔다 하고 나서 화를 가라앉힙니다. 이런경우에 생산관리의 권리(?) 를 이용해서 "이번주와 다음주의 생산계획은 확정이 이미 되었고, 시스템 확정까지 되었으니, 더 이상 변경 불가합니다. 수정가능한 것은 차차주 (W32) 부터 이며 이 또한 자재공급과 제조의 capa 를 확인 한 후에 변경 가능합니다." 라고 말하고 연락을 잠시 끊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업은 굉장한 무기를 가지고 있죠. 언제나 그렇습니다. 

영업 : 우리회사 매출 증가를 위한 것입니다.

저 말 한마디면 사장님도, 회장님도, 우리 팀장님도 뻑이 갑니다. 무조건 생산계획을 늘려야 하는거죠. 룰이고 뭐고 없습니다. 영업이 물량이 더 수주해서 매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생겼다? 그런데 일개 생산관리 담당자가 "룰" 을 언급하며 매출증가를 막는다고 한다? 말이 안되죠. 슬픔의 눈물을 흘리면서 방금까지 며칠동안 만들었던 생산계획을 뒤집어 엎어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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