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고민 중인 구독자님의 질문입니다.
참 어렵죠.. 특히 산업공학과 전공자들에게 생산관리 vs 품질관리란...
먼저 첫번째 집고 넘어갈 점이 있습니다.
생산관리던 품질관리던 일단 좋은 회사로 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회사의 생산관리와 그저그런 회사의 품질관리 두군데 동시에 붙었다? 그러면 보통은 좋은 회사의 무언가로 가는 것이 좋습니다. 회사 안에서는 어느정도 부서를 바꿀 기회가 작지만 존재하지만, 그저그런 회사의 품질관리를 하다가 좋은 회사의 품질관리로 가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이 경우는 이직이죠. 이직은 생각보다 어렵고 힘듭니다.)
일단 좋은 회사에 발을 들여놔야 해요. 적성에 맞는 것은 조금 나중에 생각해도 좋습니다. (물론 영업이나 지원 같은 결이 다른 직무가 아니라는 가정입니다. 생산관리 vs 품질관리의 경우)
만약 비슷한 레벨의 회사안에서 생산관리 vs 품질관리를 따진다면 고려할 것이 몇가지 있습니다.
먼저 공통점이 하나 있죠. 생산관리, 품질관리 둘다 나 혼자 책상에 앉아서 생각을 깊게 전문지식을 활용해서 공부하고 연구해서 결과물을 내놓는 직무가 아니라는 공통점입니다. 뭐 전문지식을 활용해서 일을 할 수도 있겠지만, 보통은 남에게 데이터를 요청하고 정리하고 남들과 회의해서 결론을 내고, 하기 싫은 사람에게 일을 하라고 부탁하고 하는 등의 다른 부서와, 다른 사람들과의 접점이 많은 직무입니다.
생산관리는 생산계획을 세운 후에 제조나 개발, 영업쪽에 해야 할 일을 전달하는 또는 부탁하는 일이라면, 품질관리는 개발에서 만든 제품을 보고 결함이 있는지 고객에게 나가도 되는지, 문제는 없는지 체크해서 수정을 요청하거나, 고객의 클레임을 받아 개선점을 만들어 연구 개발쪽에 일을 시키는 직무입니다.
다른점은... 하는 일이네요.
저는 생산관리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품질보다는 고객을 만나는 일은 적었습니다. 회사 내부의 사람들과 많이 만나는 직무였죠. 품질관리 하는 사람들 보면 고객사로의 출장도 많고, 단지 혼나러 가는 출장도 많더라구요. 고객으로 나간 제품에 불량이 나왔다고 하는데, 우리 회사사람들을 부릅니다. 어? 왜 부르지?
"혹시 저희가 가서 뭘 해야 하나요?"
라고 물어보기 어려운 상황이죠. 고객은 이미 화가 났고, 어떤 상황인지 아직 파악이 안되었는데, 우리보고 오라고 한다?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운 암울한 미래가 그려지죠. 가서 무슨 일을 당할지, 어떤 말을 들을지 모르는데 일단 오라니... ㅠㅠ 심지어 제품을 만든건 개발과 제조인데, 내가 만든것도 아니구먼... ㅋㅋㅋ
생산관리는 고객사에 끌려가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긴합니다만, 일이 터지면 만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생산 차질이 나서 백업을 하는 계획을 세웠는데, 또 빵꾸가 난다. 그리고 또 백업했는데, 또 빵꾸... 고객사가 화가 나겠죠. 생산관리 보다는 영업을 불러서 뭐라고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영업은 화가 나서 생산관리로 오죠. RTF 줘 놓고는 이게 뭐냐고. 계획을 제대로 짜라고!
제가 드린 이야기를 들어도 확신이 안드실꺼예요. 내가 생산관리를 해야 하나... 품질관리를 해야 하나... 사실 회사의 상황이나 규모에 따라서 훨씬 다이나믹 하게 업무가 회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뭘 하나 콕 찝어서 선택할 만한 이야기를 못드리겠네요. 딱 그 회사에 들어가서 일을 해보지 않는 이상 절대 알 수 없습니다. 이런식으로 계속해서 유튜브나 현직자를 찾아다니면서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그 방법 밖에는 없습니다.
제가 생산관리 하면서 아쉬웠던 점 하나가, 뭔가 배울것이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생산관리에 대해 새로운 기법, 새로운 이론 그런것도 거의 없고, 그렇다고 이 세계가 생산관리에 대해, SCM 에 대해 뭔가 관심이 있는 것 같지도 않죠? "이번에 샌프란시스코 어디서 생산관리 포럼이 열렸습니다!" 이런 이야기 들어본 적 있으세요? 생산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세미나, 이런것 들어보셨나요?
품질은 그래도 가끔이라도 관심을 주긴 하는데, 생산관리는 그런게 별로 없더라구요. 요즘 들어 SCM 이란 단어도 별로 안보이는 것 같고... ㅠㅠ
궁금한 것이 있으면 댓글 달아주세요. 많이 게으르지만, 최선을 다해서 답변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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