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제뉴스보면 하루하루가 침이 마를새가 없습니다. 다이나믹한 뉴스들, 다이나믹한 지표들이 매일매일 저점으로 경신되는데, 지금 이게 현실인지? 역사 뉴스인지? 구분이 안될 지경입니다. ㅋㅋ 저도 약간의 돈으로 투자(비슷한 투기) 를 하고 있는데 아주 죽을 맛이네요.
코로나 이후 러시아 전쟁이나 긴축정책에 따른 불황의 징조등으로 여러가지 안좋은 이슈가 시작되면서 경제가 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지금이 바닥인지... 지하실이 더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다는게 바닥의 무서움이죠 -_-;
뉴스를 보다 보니까 "재고는 늘어나는데, 판매는 감소하고 있다." 라는 이야기가 있더라구요,. 재고가 늘어나는 것도 회사의 입장에서는 안좋은 이야기고, 판매가 감소하는 것도 안좋은 이야기죠. 전체적으로 뭔가 안팔리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코로나가 끝나가면서 보복성소비니, 이제 여행을 자유롭게 갈 수 있다라던지 등등 여러가지 이유로 소비심리가 회복하는 느낌을 잠시 주더니, 7월에는 다시 큰폭으로 감소했다고 하죠. 자 이제 코로나도 끝난 것 같으니, 그동안 못했던 것들, 못샀던 것들을 실행해볼까? 했는데, 물가가 장난 아니게 오른겁니다. 내 월급 빼고 전부 다 요.
기억이 날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소비금액 같은 것을 비교할 수 있으면 해보시기 바랍니다. 19년도의 가격과 22년의 가격은 엄청나게 달라져 있습니다. 모르는 새에 조금씩 오른것도 아니고 그냥 뻑, 하고 모든 것의 가격이 올라버렸습니다.
생산관리의 입장
생산관리의 직무로 일하다보면 이런 안좋은 냄새를 가장 먼저 맡습니다. 영업에서도 빠르게 알아차리죠. 내가 담당하고 있는 제품, 재공, 부품들의 재고일수가 뭔가 어제와는 다르게, 지난달과는 다르게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보통 재고일수가 10일 정도 였는데, 어느날 11일, 그리고 그 다음날 12일...
처음에는 "음? 못보던 숫자가 나왔네? ㅋㅋㅋ" 하다가 15일, 17일 늘어나기 시작하면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직감하게 됩니다. 오늘 출하 안되거 내일 나가겠지, 다음주에는 나가겠지? 하고 정신을 붙잡고 있으면 갑자기 고객에게서 메일이 옵니다.
"Sorry, 우리도 재고 많아서 더는 못살것 같아"
이러면 이제 일이 제대로 터진거죠.
일단 영업에서는 이슈를 공유합니다. 그리고 재고가 쌓이고 있으니, 생산을 급하게 줄여달라는 요청을 합니다. 생산관리에서는 처음에는 아니 뭔 프로세스 다 무시하고 생산을 갑자기 줄여달래?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이미 생산중인 제품과 재공이 있기도 하고, 자재들도 준비가 되어 있으니 생산을 줄이기는 어렵다... 라고 하다가 크게 늘어난 재고일수가 생각나는 거죠.
내가 생산하는 제품이 새우깔, 홈런볼같은 스테디 셀러의 제품이라던 상대적으로 걱정이 덜 할것도 같습니다. (제 생각입니다. ㅋㅋ) 지금은 소비가 줄어도 만들어 두면 언젠가는 팔릴 테니까요. 유통기한도 길잖아요? 하지만 회사에서 만드는 제품중에는 시즌을 타는 제품들도 많고, 품질 검사 뒤에 일정 기간안에 출하해야 보증이 되는 제품들도 많습니다. 시간은 우리편이 아닌거죠. 그런 제품들은 4분기에 부진재고로 늘어나게 된다면 다시 판매를 하기에는 애로사항이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러가지 방법으로 판매감소와 재고증가에 대한 이슈에 대응을 할 수 있겠지만, 매출감소, 비용증가라는 꼬리표는 무조건 달립니다. 정상적인 프로세스는 이제 건너간겁니다. (기름이 많은 삼겹살을 한국에 판다는 식의 기적과도 같은 판로가 뚫린다면 가능할지도...) 그래서 연말에 보너스는 없을겁니다. ㅠㅠ
생산관리에서는 영업의 생산중단 요청을 받아 최대한 생산을 줄여야 한다는 긴급 제동을 겁니다. 예상되는 최소생산 뒤에 가지게 되는 재고와 재공, 부품의 수량을 계산하고 예상치 못한 생산 감소에 따라서 창고에 덩그러니 남아버린 것들의 수량을 확인합니다. 물론 6개월뒤의 원활한 생산을 위해 미리 구매를 하기로 한 자재구매등은 자재업체에 구매 취소를 요청해야 합니다. 이때 법적인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요. 회사에 법무팀이 있으면 좋겠죠? ㅠㅠ
고객에게의 판매가 줄어들고 1차 생산지의 생산이 줄어들고 2차 생산지의 자재 생산이 줄어들고 계속해서 안좋은 일이 발생하는 연쇄적인 효과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담당자는 재고, 자재, 재공, 그외에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하나하나 해결해야 합니다. 재고가 0이 되는 계획, 자재가 0이 되는 계획, 그리고 재공을 모두 사용하는 계획을 세우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매일매일 확인을 해야 합니다. 긴급상황, 어려운 경영체제가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담당자의 일이 늘어나고 스트레스가 늘어나고 업무부하가 걸리고 그리고 아까 보너스는 없다고 했죠? 그럼 나도 소비를 줄여야겠죠? ㅠㅠ 물건이 더 안팔리게 됩니다.
'생산관리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컴활 3급은 이력서에 적는 것이 좋은가요? 컴퓨터활용능력 (0) | 2022.12.10 |
---|---|
산업경영학과 vs 방사선학과 (0) | 2022.12.10 |
품질이 중요하지 않다고? (0) | 2022.07.26 |
생산관리 용어 : 채찍효과 (Bullwhip effect) (0) | 2022.04.16 |
고객사 라인에서 우리 제품 불량이 발견됐다. (품질직무 하는일) (1) | 2022.04.1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