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을 준비하는 때에는 "사람들이 일이 힘들어서 퇴사한다"는 소리를 들으면, 아니 뭐가 그리 힘들어서 그렇게 힘들여서 들어간 회사를 퇴사해? 한달만 더 버티면 또 월급이 나올텐데? 등등의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마찬가지로 생각이 바뀌더라구요. 제 주변 사람 이야기로 한번 일반화를 시켜보겠습니다. 줄여서 일반화의 오류라고 하죠?
월급이 500만원입니다. 아직 결혼은 안했고, 사치를 부리지는 않기 때문에 돈이 어느정도 모입니다. 월마다 500만원씩 통장에 들어오고, 보너스로 가끔씩 1000만원씩 들어옵니다. 그런데 일이 좀 많아요. 그리고 그 일에 재미가 없습니다. 뭔가 일을 계속하긴 하는데, 반복작업이라 실력이 느는 것도 아니고 경력이 쌓이는 것도 아닌 것 같아요. 예를 들면 하루 일과가 출근해서 업체 50군데에 전화를 하면서 업무가 어느정도 진행 되었는지 확인하는 일이라고 가정할께요. 뭔가 벌써 숨이 막히죠? 한군데 전화해서 일이 어느정도 진행 되었는지 물어보면, 그만 좀 닥달하라는 업체의 핀잔부터 돌아옵니다. 바로바로 알려주면 좋으련만, 이걸 내가 잘 한다고 엄청난 경력이 생길것 같지도 않아요. 벌써 몇년을 이걸했는데, 이직할려고 생각해도 내가 도대체 뭘한건지, 정리도 안됩니다. 오직 조금 넉넉한 월급으로 오늘 빨리 퇴근해서 치킨 사들고 집에 가서 게임하는 것이 낙입니다. 하루종일 퇴근해서 게임할 생각하면서 버티는 거죠.
저녁 6시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7시즘에 퇴근해서 칼퇴는 아니지만 집에 간다면 8시, 씼고 정리하면 9시부터 게임을 좀 할 수 있을것 같아요. 이런 생각을 하니 조금 즐겁습니다. 9시부터 놀아도 11시에는 자야 내일 6시반 일어날 수 있어서 2시간 정도 놀수 있네요. 그 두시간이 너무 소중합니다. 근데 갑자기 일이 늘어났습니다. 하... 오늘 7시퇴근은 어렵겠네요... 8시? 안될것 같아요. 9시 정도에 퇴근합니다. 10시에 집에 도착해서 오늘은 게임을 할 수 있을까? 고민만 하다가 11시에 잡니다.
다음날도 똑같습니다. 아침부터 전화를 돌려요. 오늘은 기필코 집에 가서 놀거야! 생각하지만, 첫번째 업체부터 말썽입니다. 어제 이슈가 생겨서 계획대로 일이 진행이 안되었다고 합니다. 여기는 오후에 출장가서 점검이 필요할것 같아요. 오늘도 칼퇴는 물건너 갑니다. 더군다나 어제 왜 이렇게 일찍 퇴근했냐고 (9시에 했는데?) 사수가 투덜투덜합니다. 본인은 10시 넘어서 집에 갔데요. 그걸 왜 나한테 뭐라고 하는지?
이런식으로 한달, 두달 지나면 사람이 드디어 피폐해지죠. 물론 특별히 돈을 쓸 곳이 없는 상황이기에 돈은 모입니다. 딱히 의식주를 걱정해야 할 상황도 아니죠. 그런데 이런 일상이 한두달이 아니고 몇년씩 지속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풀 기회도 가지지 못하고 계속해서 뭔가 일은 하는데 대단한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실력이 오르거나 커리어가 쌓이는 것 같지도 않죠. 이직을 하려고 해도 지금 하는 이 업무경력이 다른 회사에서 필요한 것 같지도 않구요.
어떻게 탈출하지? 하고 고민하다 보면 어느새 40살입니다. 만약 결혼을 하거나, 아이가 생겼다면 내 시간은 더더욱 줄어들고 써야하는 비용은 늘어납니다. 가족이나 아이를 보면서 행복을 느끼는게 베스트인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죠. 만약 가족이 아프거나 운전하다 벤츠라도 박아서 목돈이 들어가야 하는 경우, 집을 사기위해 대출이라도 받아야 하는 경우에는 내가 그동안 한가지 이루었던 모았던 돈마저 마구마구 빠져나가기 시작합니다. 조금만 더 멍때리고 일하다 보면 50살이 되고 슬슬 주변 에서 회사를 그만두기 시작합니다. 사실 여기까지 오는 것도 대단한 일이죠.
살면서 많이 말했지만, 스트레스를 푸는 본인만의 방법을 빨리 찾아야 합니다. 취업하면 비단 영어공부를 못하는 것뿐 아니라 스트레스 푸는 방법 찾을 시간이 없을 수도 있어요. 본인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누가 찾아주겠습니까? 그리고 워라벨이 중요하다는 걸 조금이나마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월급의 액수도 중요하지만, 벨런스가 깨지면 끝장입니다. 끝장. 사실 돈도 중요하죠. 건강도 중요하고, 가족을 이끌어나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와 퇴사 마렵죠? 사실 저도 언제 이런 생활이 끝날지 잘 모르겠어요. 아마도 구독자님들 보다는 제가 먼저 50살이 될것 같은데, 시간 금방 갑니다. 세상도 너무 빨리 변하구요.
잠깐 멍때리면 도태되는것은 한순간입니다.
열심히 살아야지 하고 있으면 옆사람은 코인으로 2억을 벌었다느니, 주식에 성공했다느니, 건물주가 되었다느니 하는 이상한 유혹도 많이 받습니다. ㅋㅋㅋ 비교를 줄이고 자신만의 길을 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내가 어떤일을 하면 행복을 느끼는지, 현실적인 나의 휴식은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하는지, 자신에 대해 한번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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