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관리 뿐 아니고 시스템으로 일하는 모든 직군에서 쓰는 단어중에 하나가 바로 Raw 데이터라는 말이 있다. 로 데이터라고 하는데, low data 아니고 (-_-) raw data 다. 날것의 데이터.
*몇몇 단어는 알면서도 고치기가 힘든데, 생각하는 것이 로데이터 (low data X, raw data O), 스프링클러 (spring cooler X, sprinkler O), 보 레이트 (baud rate O) 등이 있다.
생산관리, 영업 그리고 지원팀에서는 생산에 관련된 데이터를 같이 본다. 다만 시스템에서 바로 보기에는 해석하기도 어렵고 하니, 생산관리에서는 생산과 출하에 관한 데이터를 뽑아서 가공, 자료를 만든다. 영업에서는 시스템에서 입력한 DM, 생산관리에서 받은 RTF, 실제 출하된 출하량과 매출액을 뽑아서 원하는 데이터를 만든다. 그리고 지원에서는 출하량보다는 매출액을 자주 확인하게 된다.
일을 하다보면 생산관리에서 만든 자료의 출하량 (예를 들어 100) 과 영업에서 만든 출하량 (예를 들어 110) 그리고 지원에서 뽑은 출하량 (105) 가 다른 경우가 생긴다. 시스템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시스템이 거짓말을 하는 것을 잡아내기는 굉장히 어렵다. 작정하고 함정 수사를 해야 하는데, 그건 나중에 다시 설명하자. ㅋㅋ 일단 시스템을 믿고 일해야 일의 진행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뭐가 문제였길래 생산관리의 출하량과 영업의 출하량, 그리고 지원의 출하량이 다 다른 값이 되었을까?
일단 시스템에서 출하량을 뽑는 작업이 복잡하면 이런일이 생긴다. A메뉴에서 이번달의 출하량을 뽑고, B메뉴에서 오늘의 출하량을 뽑고, C메뉴에서 출하되었다가 반품된 물량을 뽑아서 A + B - C 로 계산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또는 어떤 사람은 대시보드에서 나오는 이번달의 출하량 숫자를 그대로 가져다가 쓰는 사람도 있는 등 사람, 팀마다 가지각색이다. 그리고 웃긴건 각 사람마다 자신이 뽑은 자료가 맞다고 생각하고, 그에 대한 적절한 이유도 다들 가지고 있다.
여기서 연륜(?) 이 나온다. 짬밥이 나온다. 왜 C작업을 추가해서 숫자를 그렇게 만들었냐? 고 하면
재작년 6월에 A + B 로 보고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 이러이러한 사건이 일어나서 C를 더하라는 사장님의 명령이 있었다.
라고 해버리는 확인할 수도 없는 이야기지만, 더이상 토를 달 수도 없다. ㅋㅋㅋ 그리고 황당한건 이제 A +B 로 보고를 하던 팀은 A + B 의 데이터를 이제 사용 안하는 것이 아니고, 내부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A + B 의 1차자료를 만들고 보고를 위해서 (사장님이 그렇게 하라고 했으니까...) A + B - C의 자료를 다시 만든다. 보고를 위해서 전혀 다른 자료를 두개 만들게 되는 것이다. 왜냐? 내부 보고용, 사장님 보고용 -_-
A + B 와 A + B - C 의 상관관계도 이젠 잘 기억해야 한다. 왜 내부보고용과 사장님 보고용 자료의 값이 다른지? 어디서 그렇게 된건지 잘 작성해야 한다. Raw Data 는 같다. Raw Data 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다만 그것을 다루는 사람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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